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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 칭구 문화 산책

대한민국 대표 서정시인 정지용 시 모음 (향수/유리창/호수 외)

by 달님칭구 (Dalnimchingu) 2024.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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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표 서정시인 정지용 시인 시

 

최근 충북 옥천을 방문한 놀면 뭐하니를 통해서 널리 알려진 대한민국 대표 서정시인 정지용 시인에 대한 시는 감동을 넘어 아름다움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했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 봤을 노래의 가사로 쓰일 만큼 잔잔한 분위기를 잦아내는 정지용 시인의 대표시(향수/유리창/호수/그의반)를 모아 보았습니다.

 

대한민국 현대시의 선구자로서 일제 강점기 시절 민족의 아픔을 아름다운 시로 승화시켰던 정지용 시인의 시를 읽으며 민족의 애환과 슬픔을 조금이나마 느껴 보시길 바라겠습니다. 혹시 충북 옥천으로 여행을 계획 중이신 분들이 계시다면 옥천에 위치한 정지용 문학관과 정지용 생가를 방문해 정지용 시인에 대해 더 알아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추천시 1. 향수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가면

뷔인 밭에 밤바람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립어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초롬 휘적시든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정지용시인-향수

 

추천시 2. 유리창

 

유리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

열없어 붙어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 양 언 날개를 파다거린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나가고 밀려와 부딪히고

물 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고운 폐혈관이 찢어진 채로

아아, 너는 산새처럼 날아 갔구나!

 

정지용시인-유리창

 

추천시 3. 호수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밖에.

 

정지용시인-호수

 

추천시 4. 그의 반

 

내 무엇이라 이름하리 그를?

나의 영혼 안의 고운 불,

공손한 이마에 비추는 달,

나의 눈보다 값진 이,

바다에서 솟아 올라 나래 떠는 금성,

쪽빛 하늘에 흰꽃을 달은 고산 식물

나의 가지에 머물지 않고,

나의 나라에서도 멀다.

홀로 어여삐 스스로 한가로워 - 항상 머언 이,

나는 사랑을 모르노라, 오로지 수그릴 뿐.

때없이 가슴에 두 손이 여미어지며

굽이굽이 돌아 나간 시름의 황혼 길 위

나 - 바다 이편에 남긴

그의 반임을 고이 지니고 걷노라.

 

정지용시인-그의반-그리움

 

정지용 시인 시 감상평

 

정지용 시인의 시를 처음으로 읽었을 때가 감수성이 풍부했던 학창시설이었을 것입니다. 그때는 정지용 시인의 시가 왜 대한민국 서정시로 손꼽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지만 나이가 들고 삶의 풍파와 애환을 겪다 보니 정지용 시인의 시가 담고 있는 감정들을 알아차리게 된 것 같습니다. 생을 마감하는 그 순간까지 아름다운 서정시를 세상에 남겨 준 정지용 시인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비가 내리는 오늘, 그가 남긴 시를 읽으며 정지용 시인이 살았던 그 시절을 상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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