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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후회하는 것
"할머니, 지금까지 살면서 제일 후회하는 게 뭐야?"
"여든이 넘도록 해놓은 게 없어서...."
"왜 해놓은 게 없어? 자식 6명 잘 키워서 시집, 장가 다 보냈잖아. 그거 대단한 거잖아."
할머니가 조용히 대답하시더라고.
"그건 낳았으니깐 한 거지"
열아홉 살에 시집 와서 한 것이라고는 밥 지은 것밖에 생각나지 않는다고 하셨어.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주위에 아무도 없으니까 지금까지 뭘 해놓았나 생각이 드신대. 할머니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서 의미를 찾고 계시더라고.
나는 아빠가 삶의 의미를 가족에게서 찾지 않았으면 좋겠어. 물론 "아버지"로서의 삶이 있어야 하지만 삶의 전부를 "아버지"로만 보내지 않았으면 좋겠어. "아빠의 인생을 되찾아"라는 말은 꿈을 찾아 떠나라는 거창한 뜻이 아니라, 아빠의 행복을 조금씩이라도 찾았으면 좋겠다는 뜻이야. '너희가 나의 행복이야' 같이 희생을 통해 얻은 행복 말고 나를 통해 얻은 행복.
아빠가 재미를 느끼는 것.
이것을 할 때면 걱정이 사라지고 푹 빠지게 되는 것.
그것부터 시작해서 '나'의 삶을 확장해 나갔으면 좋겠어.
지금까지 부모님 챙기랴. 가족 챙기랴.
아빠를 잊고 살아왔잖아.
지금 와서 돌아보니까 아빠를 위한 것이 아무것도 없잖아.
"아빠, 그래도 괜찮아!" 중
(서진원 쓰고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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