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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안 일 (by 박두순) - 가슴이 비어 있는 날 읽으면 좋은 시

달님칭구 (Dalnimchingu) 2024.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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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비어 있는 날 읽으면 좋은 시

 

" 처음 안 일 "

지하철 보도 계단 맨바닥에

손 내밀고 엎드린

거지 아저씨

손이 텅 비어 있었다.

비 오는 날에도

빗방울 하나 움켜쥐지 못한

나뭇잎들의 손처럼

동전 하나 놓아 줄까

망설이다 망설이다

그냥 지나가고,

내내

무얼 잊어버린 듯....

집에 와서야

가슴이 비어 있음을 알았다.

거지 아저씨의 손처럼

마음 한 귀퉁이

잘라 주가 어려운 걸

처음 알았다

시인 박두순

 

가슴이 비어 있는 날 읽으면 좋은 시

가슴이 비어 있는 날 읽으면 좋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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